Te videre volui.
물거품의 모형 정원
텍스트
하츠네지금부터 들려줄 이야기는, 비밀을 간직한 그녀...... 미스미 하츠네의 이야기다
하츠네아버지는 토가와 사다하루. 사키 짱의 할아버지다
하츠네오랜 세월 함께한 아내를 잃고 깊은 절망에 빠진 아버지와, 그 아내분을 진심으로 따르며 모셨던 토가와 별장의 관리인인 어머니 그 두 사람 사이에서 내가 태어났다
하츠네내 존재를 알게 된 아버지는 어머니와 나를 도쿄로 불러들여 곁에 두고 함께 살려고 하셨던 모양이다
하츠네하지만 데릴사위였던 아버지가 토가와의 피가 섞이지 않은 나를 호적에 올리는 건 곧 가문에서 쫓겨나는 것을 의미했다
하츠네그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이 섬에서 홀로 나를 키우기로 결심했다
하츠네섬의 어부였던 양아버지는 그런 어머니와 나를 기꺼이 가족으로 거두어 주었다
하츠네그렇게 꾸린 행복한 가정에는 머지않아 새로운 생명이 깃들었다
하츠네「난 행복하지 않았어」
하츠네그렇다, 내게 여동생이 생긴 거다
하츠네동생의 이름은 우이카. 나와 얼굴은 똑 닮았지만 성격은 밝고 적극적이라서 항상 그늘져 있던 나와는 정반대였다
우이카「나중에 크면 아이돌이 될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도쿄로 갈 거야!」
하츠네입버릇처럼 말하는 우이카에게 나는
하츠네「우이카는 예쁘니까 분명 될 수 있을 거야」
하츠네겉으로는 응원의 말을 건네면서도, 동생을 향한 열등감으로 가득했다
하츠네양아버지는 이런 나를 친자식처럼 예뻐해 주셨지만 그 다정함이 오히려 가족 안에서 겉도는 이질감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하츠네「나만 가족이 아니야」
하츠네숨이 턱 막혀서...... 당장이라도 질식해 버릴 것 같을 때마다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츠네하아...... 하아......! 하아!
하츠네한밤중 산에서 밤하늘을 바라볼 때만, 겨우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크게, 더 크게......
하츠네후우...... 꼭 커다란 한숨 같았다
하츠네여름이 찾아왔다. 여름 방학이면 나와 우이카는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양아버지에게 전해드리러 항구에 가는 게 일상이었다
우이카「치사해~! 언니만 좋은 거 주고」
하츠네「우이카가 좋아하는 과자도 들어있어」
하츠네우이카는 혼자 먹기엔 조금 많은 과자를 움켜쥐고서, 가파른 비탈길을 씩씩하게 뛰어 올라갔다
우이카「언니~! 빨리 와!」
하츠네나를 재촉하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산꼭대기에 토가와 가문의 별장이 보였다
하츠네나는 알고 있었다. 여름이면 나와 동갑인 조카가 온다는 걸. 어머니가 말씀해 주셨다
하츠네절대로 만나서는 안 될, 그 아이의 이름은...... 토가와 사키코
하츠네똑같은 토가와의 핏줄인데 그 아이는 모두의 축복 속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고, 그런데 나는...... 혼자였다
하츠네우두커니 서 있는 내가 이상했는지 우이카는 내 시선이 닿은 곳을 따라 보며 해맑게 웃었다
우이카「나 그저께 저 집 애랑 놀았어! 사키 짱, 진짜 귀여웠어~!」
하츠네「어?」
우이카「사키 짱은~ 진짜 모르는 게 없고! 못 하는 것도 없어! 도쿄 이야기도 엄청 많이 해 줬어!」
우이카「내가 도쿄에서 아이돌 할 거라고 했더니 사키 짱이 나 응원해 주겠다고 약속해 줬어~!」
우이카「하츠네도 같이 가자~!」
하츠네나는 어머니께 절대로 그 아이와 만나서는 안 된다는 당부를 들었다. 서로 불행해질 거라면서......
하츠네「난 안 가. 우이카 너도 가면 안 돼」
우이카「어? 왜? 언니 진짜 이상해! 벌써 같이 놀기로 약속 다 했단 말이야!」
하츠네내가 말해도 듣지 않겠지. 그 손에 쥔 과자는 분명 사키 짱의 몫일 테니까
하츠네치사해
하츠네우이카는 사키 짱과 무엇을 하며 놀았는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를 마치 기억을 공유하기라도 하듯 하나하나 자세하게 들려주었다
하츠네사키 짱이 같이 가자고 해서 곤충 채집을 하러 간 일. 커다란 장수풍뎅이를 잡아준 일
하츠네커다란 거미가 나와서 둘이서 꺄악 비명을 지른 일까지
하츠네여름밤 내내, 나는 우이카에게서 사키 짱에 대한 이야기를 잔뜩 들었다
하츠네어떤 아이일까, 어떤 아이일까, 대체 어떤 아이일까!!
하츠네사키 짱 곁에 있는 게 우이카가 아니라 나라고 상상하면서, 매일 꿈꾸며......
하츠네우이카만 그런 행복을 누리는 건 치사해. 나도 같이 놀고 싶은데. 치사해, 치사해, 정말 치사해!
하츠네여름방학이 끝나갈 즈음...... 우이카가 열이 났다
우이카「사키 짱이랑 놀기로 약속했는데......」
하츠네나도 놀고 싶어
우이카「내일 도쿄로 돌아가니까 꼭 만나고 싶었단 말이야~」
하츠네
하츠네하아...... 하아...... 하아......!
하츠네정신을 차려보니 별장 앞에 서 있었다. 저 별장엔 절대로 가면 안 된다는, 어머니의 차분한 목소리가 떠올랐다
하츠네
미즈호의 목소리「키요츠구 씨, 올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키요츠구의 목소리「사키코는 어땠어?」
사키코의 목소리「즐거웠어요」
하츠네즐거워 보이는 저 웃음소리...... 나는 단 한 번도 저렇게 웃어본 적이 없는데
사키코「안녕하세요」
하츠네눈이 마주쳐버렸다! 나도 모르게 도망치려 했지만
사키코「우이카, 오늘은 뭐 하고 놀까요?」
하츠네......난 우이카가 아니야
사키코「......우이카?」
하츠네나는......
하츠네「곤충 채집하러 가자! 커다란 나비가 있는 곳을 알고 있거든!」
하츠네나는 우이카의 미소를 흉내 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사키 짱과 놀았다
하츠네우이카처럼 큰 소리로 떠들고 우이카처럼 웃으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츠네......하아
하츠네어느덧 저녁이 되었다
하츠네「내일 돌아가는 거지?」
사키코「네, 더 놀고 싶었지만 말이죠」
하츠네「그럼...... 밤에도 놀래?」
사키코「네?! 하지만...... 밤은 무서운데요」
하츠네「내가 데리러 갈게! 창문을 두드리는 게 우리만의 신호야」
하츠네사키 짱이 미리 알려주었던 방 창문을 향해 작은 돌멩이를 던졌다
하츠네에잇. 툭...... 툭......
하츠네열린 창문 너머로 사키 짱이 보였다
하츠네우리는 손에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하츠네하아...... 하아......!
하츠네「에헤헤! 무섭지 않아?」
사키코「우이카가 함께 있으니까요! 정말 모험이 시작되는 것 같아서 가슴이 두근거려요!」
하츠네우리는 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둘이서 계속 달렸다
사키코「빛이에요!」
하츠네남빛 밤하늘에 펼쳐진 수많은 별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
사키코「별이 이렇게나 많이 떠 있었네요」
하츠네「거문고자리, 백조자리, 독수리자리...... 헤헤, 저게 바로 여름의 대삼각형이야」
하츠네「오리온자리, 전갈자리, 궁수자리, 북두칠성」
하츠네손끝으로 별들의 궤적을 쫓아갔다. 마치 둘이서 밤하늘을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하츠네
하츠네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아는 별자리 이름을 전부 들려주고 옆을 보자...... 사키 짱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사키코「우이카는 참 신기한 사람이에요. 평소엔 햇살처럼 밝은데, 오늘은 달처럼 다정해서......」
하츠네달......
하츠네빛이 비쳤다. 어두컴컴했던 내 세상에 빛이 가득 찼다. 마치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았다
하츠네언제나, 계속해서 누군가가 나를 비춰 주길 바랐다! 정말 행복했다!
하츠네태어난 이후로 난 늘 불쌍한 아이였다 그저 불쌍하기만 했던 나를 온전한 한 「사람」으로 인정받게 해 준 거다
하츠네
하츠네다정한 사키 짱, 나만의 사키 짱! 사키 짱! 사키 짱, 계속 함께해 줘!
사키코「우이카는 아이돌이 될 수 있을 거예요!」
하츠네응......?
하츠네그건 우이카의 꿈인데......
하츠네하지만 사키 짱의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눈과 마주치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하츠네이것이 「거짓말」의 시작. 이것이 「비밀」의 시작이었다
하츠네아무도 모르고, 알아서도 안 되는, 스스로의 숨통을 조르게 된 비밀을 간직한 그녀의 이야기다......
하츠네양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하셨다
하츠네나는 하염없이 우는 우이카를 계속해서 달랬다. 난 언니니까 울면 안 돼. 엄마랑 우이카를 내가 지탱해야 하니까
하츠네필사적으로 울음을 참고 있었는데
우이카
하츠네
하츠네숨이 막힌다더니 전부 거짓말이었어?
하츠네!
하츠네그렇게 아껴주셨는데 불평만 하고!
하츠네친자식처럼 키워주신 거 정말 감사하고 있었어!
하츠네그렇게 슬퍼하는 네 모습에 취해 있는 거지?
하츠네사키 짱이 보고 싶어......
하츠네불쌍한 나를 봐주길 바라서? 비극적인 척하며 동정받는 거 잘하잖아?
하츠네아니야!
하츠네「사키 짱이 좋아」? 정말로? 다 거짓말이야! 거짓말뿐이라고!
하츠네불쌍한 나! 비극의 여주인공! 하지만 곁에 행복한 아이가 없으면 그런 연기도 할 수 없어
하츠네아니야! 아니라고......!
하츠네사키 짱은 네 비극을 돋보이게 할 소품일 뿐이야
하츠네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사키 짱을 만나고 싶어......
하츠네
하츠네
하츠네......도쿄에 가면 사키 짱을 만날 수 있을까
하츠네그날 밤. 나는 조금의 짐과 모아둔 용돈을 챙겨서 집을 나왔다
하츠네마지막 페리의 갑판은 유난히 넓고 쓸쓸했다
하츠네차가운 밤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가운데, 점점 작아지는 섬의 그림자가 장례식장에서 등을 웅크린 채 울던 어머니의 모습과 겹쳐 보여서
하츠네......결국 조금 울고 말았다
하츠네도쿄에 오자마자 길거리 캐스팅을 당했다
마나「전국 노래 대회에서 5연패한 스미타 마나라고 해! 마나랑 같이 아이돌 하자!」
하츠네아이돌이 되면 사키 짱이 나를 찾아내 줄지도 몰라
마나「이름은 뭐야?」
하츠네「나」라는 존재로는...... 「하츠네」라는 이름으로는 안 돼. 사키 짱이 아는 사람이 되어야만 해
우이카「우이카, 미스미 우이카예요」
우이카최악이다...... 엄마와 가족, 이름까지 버리다니
우이카미성년자인 내가 도쿄에서 살려면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했다. 나는 친아버지인 토가와 사다하루의 이름을 댔다
우이카그러면 사키 짱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회사 사람들은 조금 놀란 눈치였다
우이카하지만 왜 더는 내 과거를 캐묻지 않았던 건지 어떻게 섬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남을 수 있었는지 그때의 나는 그저 어리둥절할 뿐 아무것도 몰랐다
우이카우이카가 된 나는 sumimi로 데뷔가 결정되었다
우이카도심에 새로 지어진 커다란 쇼핑몰의 오픈 이벤트. 데뷔 전인 신인이 서기엔 이상할 정도로 화려한 무대였다
우이카노래하며 바라본 세상은 화려한 어른들뿐이라, 나와는 인연이 없는 곳처럼 느껴졌다
우이카「감사합니다!」
우이카하지만 그 와중에 귀에 익은 목소리가 딱 하나 있었다
우이카토가와 키요츠구, 사키 짱의 아버지였다. 정신없이 말을 거는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와 한숨 돌리는 그를 보고,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우이카사키 짱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우이카「저기, 사키 짱 아버님 되시나요?」
우이카섬에서 친하게 지냈던 우이카라고 소개하자, 그 한마디에 곧바로 나를 알아봐 주셨다
우이카아이돌을 꿈꾸던 우이카 짱. 아버님이 기억하실 정도로 사키 짱은 매일 같이 우이카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우이카가슴이 쿡쿡 쑤셔왔지만
키요츠구「축하한다, 꿈을 이루었구나」
우이카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었다. 정말 기뻤다
우이카이 사람에게라면 내 모든 것을 말해도 괜찮을지 모른다. 나는 친아버지에 관한 사실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우이카데뷔 과정에 보이지 않는 도움이 있었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그 감사를 꼭 좀 전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우이카......그게 실수였다
우이카「그러니까, 사키 짱을 꼭 만나고 싶어서」
우이카「별장에는 발을 들여선 안된다」 어머니는 왜 나에게만 그런 경고를 남겼던 걸까
우이카모든 것이 잘못되었다. 그렇게 잔혹한 비극이 시작되었다
키요츠구부모로서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그 아이는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단 말입니다
키요츠구자식으로 인정하지도, 아무런 지원조차 하지 않은 채 부모로서의 책임을 회피한 당신에게요
키요츠구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그녀를 토가와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도록 다음 친족 회의에서 정식으로 말씀하셔야 해요!
사다하루착한 척도 적당히 해라. 토가와 가문 사람들이 알게 되면 우리뿐만 아니라 사키코에게도 해가 갈 거다
키요츠구으윽...... 으으
사다하루하츠네에게도 다시는 토가와 가문에 접근하지 않도록 잘 일러두마
키요츠구......하지만!
사다하루
키요츠구......!
사다하루방금 한 말은 못 들은 걸로해주마. 사키코가 소중하다면 입을 다물고 있어라
우이카
우이카내가 사키 짱에게서 뺏은 거야! 사키 짱의 아버지를! 사키 짱이 자라온 커다란 집을! 그리고 인생마저 전부 빼앗아 버렸어!
우이카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저...... 보고 싶어서......
우이카만나고 싶었을 뿐인데......
우이카어제까지 살고 있던 집 현관보다 좁은 집
우이카집안 형편을 돕기 위해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면서...... 가족도 친구도 웃음도, 내가 전부 앗아가 버렸다
우이카그런데도 불구하고......
우이카어...... 밴드?
사키코네. 그것도 프로 밴드
우이카......알겠어. 할게
우이카사키 짱의 부탁이니까
우이카그러면 안 되는데......
우이카......언제까지고 여기 있어도 돼. 내가 계속 곁에 있어 줄 테니까......
우이카그러면 안 되는데......
우이카운명 공동체라......
우이카계속, 여기 있어도 괜찮으니까. 무지카가 없어져도 같이...... 있어 줄래?
우이카Ave Mujica 하자. 계속 같이 있자......!
우이카......안 되는 걸 알면서도
우이카그런 소리까지 해가며 사키 짱을 계속 속이는 내 모습이......
우이카
사다하루하츠네. 그만 돌아가거라
우이카......
사키코? 하츠네?
우이카......
사다하루이제 하츠네를 만나지 마라. 학교도 갈 필요 없다
사키코......네?
사다하루스위스로 보낼 거다. 절차가 끝날 때까지 집 밖으로 나가지 마라
사키코(......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사키코......우이카,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예요
사키코지금 어디에 있는 건가요?
사키코확인하면 연락해 주세요
우이카
사키코......우이카
다음 날 아침
사키코
우미리「토가와 씨와 미스미 씨가 오늘 연습을 빼먹다니 무슨 일인가요?」
우미리「Ave Mujica 연습이요!」
우미리「연락 한 통 없이 이러시는 거 정말 그만 좀 하셨으면 좋겠어요. 진짜 트라우마 생길 것 같단 말이에요」
우미리「대체 제가 뭘 잘못했나요? 이 지경이 되어서도 아직 저를 못 믿으시는 건가요?」
우미리「미스미 씨는 아예 연락조차 안 되고, 학교에도 안 오고 있어요」
사키코
우미리「댁에 찾아갔더니 우체통에 일주일 전 생활 정보지가 그대로 꽂혀 있더군요......」
하츠네......잘 가, 사키 짱